전문가 10여명이 말하는 영어공부 비법


전문가 10여명이 말하는 영어공부 비법 


 






 
영어, 왕도는 있다! 

"기적은 없어도 지름길은 있다"

 
중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정규교육 10년, 입사시험, 직장생활.... 일반인들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영어에 들인 땀과 시간, 돈은 엄청나다. 그래도 대부분 사람들이 '영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쩌다 외국사람을 만날라치면 손에 땀부터 난다. "영어 반벙어리면 취직도, 승진도 어렵다"는 강박감에 이 학원, 이 교재 기웃거리지만 결국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다.

영어 전문가들은 죽자사자 매달리는 '올림픽 정신'만으로 영어실력이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영어에 기적은 없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공부하라"는 충고가 맞는 말이긴 하지만, 자신의 문제점을 잘 관찰해 보면 '왕도(王道) 즉 지름길'도 보인다는 것이다. 임향옥 교수(통역대학원 한영과, 교학과장), 하광호(뉴욕주립대 영어교육과), 조화유(재미저술가), 이보영(이화여대 언어교육원, EBS강사), 오성식(KBS굿모닝 팝스 진행자), 정철(정철 외국어학원 이사장), 민병철(민병철어학원 원장), 이익훈(이익훈어학원 원장), 김철호(김철호영어연구원 원장), 오석태(오석태영어연구원 원장)씨로부터 '영어공부의 지름길'을 들었다.

 
 
민병철 - 목표를 정확히 세우라

전문가들은 우선 "공부를 시작하기 전 목표를 정확히 세우라"고 한다. 네이티브 스피커 정도로 말하려면 현지에서 10년 이상 살라도 될까말까다. "그런 기대라면 아예 꿈도 꾸지 말라"고 이들은 말한다. 외국여행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서바이벌 영어'라면 두어 달만 꾸준히 노력하면 되고, 업무에 활용할 '비즈니스 영어'는 하루 2시간, 1년 정도의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민병철씨는 "지금 내가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를 따져보고 그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여행에 필요한 것, 미 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할 사람은 그 부분, 외국인 바이어와 상담할 사람이라면 그 영어를 집중공략한다. "영어 전체를 잘알아야 그것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은 버려도 된다.

조화유 - 당장 영어를 입밖에 내라

'의사소통'이 목적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등학교때 배운 어휘 정도면 말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말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체면' 때문. "어떤 언어든 실수하지 않고 배울 수는 없습니다. 우선 기회가 되는 대로 영어를 입 밖에 내십시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딴 나라 사람들을 보면 우리보다 훨씬 어휘가 모자라도 손짓 발짓까지 동원하며 훌륭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조화유씨는 "미국인과 만날 기회가 없다면 가족, 동료하고라도 하루에 몇마디씩 영어로 말해보라"고 권한다.

하광호 - 생활영어, 석 달만 투자하라

요즘 수많은 생활회화책이 쏟아져 나와 '현지영어'를 전하는데, 그 많은 표현을 어떻게 다 외울지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보영씨는 "그러나 따지고 보면 빤하다"고 말한다. 식당 병원 학교 주유소 등 장소별, 자기소개, 사과할 때, 예약할 때, 물건 살 때, 전화할 때 등 목적별로 나눠 상황을 설정해 두고 거기서 자주 쓰이는 표현만 외워두어도 외국생활에 큰 불편은 없다는 것. 매일 꾸준히 석 달만 투자해도 웬만한 상황에는 대처할 수 있다고 이씨는 말한다. AFKN이나 위성방송으로 방영되는 미국 드라마는 현지에서 지금 쓰고 있는 생활영어를 전하는 최고의 교과서.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하나 정해 녹화해두고 반복해서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하광호교수는 "회화책을 들고 줄줄 외기보다 두세 사람이 함께 연극하둣 상황에 몰입해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보영씨는 하루에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자신의 생각을 죽 적어두고, 대중 앞에서 말하듯이 거울을 보고 열변을 토한 게 꽤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오석태 - 미국식 슬랭만 따라할 필요없다

"예스"대신 "얍", "노"대신 "놉"을 쓰며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것같이 자부하는 사람이 많다. 오석태씨는 그러나 "'얍'이나 '놉'은 자칫 천해보이는 말투"하고 지적한다. 굳이 축약해서 말하는 그들의 습관을 따라할 게 아니라 또박또박 고전적으로 말하는 게 훨씬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말하는 표현을 늘리기 위해서는 회화교재뿐 아니라 미국잡지도 도움이 된다. '세븐틴''글래머''리더스 다이제스트''코스모폴리탄' 등 미국 여성지 청소년잡지 기사의 70-80%가 구어체, 신문 중에서는 '유 에스 에이 투데이'가 가장 읽기 편하다. 고급 회화를 구사하는 이 신문, 잡지의 어투에 익숙해지면 미국인에게 꽤 품위 있게 보일 수 있다고 오씨는 말한다.

이익훈 - 우리말을 잘하면 영어도 잘한다

"영어는 한국어 실력만큼 는다." 이익훈씨는 "Are you a sports fan?"을 우리말로 옮겨보라고 한다. "당신은 스포츠팬입니까?"로 해석을 끝낸다면 불합격. "당신은 스포츠에 미쳤습니까?" "스포츠를 무지하게 좋아합니까?" "하루라도 스포츠를 안보면 못삽니까?" 등 우리말로 갖가지 표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에도 유창해질 수 있다. 우리말과 마찬가지로 영어 역시 표현력이 뛰어난 사람이 말을 잘한다. 이익훈씨는 "우리말을 영어로 옮길 때 직역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의미만 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라고 그는 권한다. 30-40대가 배운 교과서식 영어는 "처음 만났을 때, 'How are you來 仝Fine thank’"식으로 패턴화돼 있다. 그러나 실제 쓰는 영어의 표현은 무궁무진. 努What’s new?” “What’s cooking?” “How’s it going?” “How’s your business?” 등을 때에 맞춰 쓸 수 있는데, 이런 표현력은 우리말을 쓸 때나타나는 '사고의 유연성'에서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철 - 영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는 버릇을 버려라

"영어는 영어식으로 생각하라"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우리는 영어를 읽거나 들으며 한국어로 해석하려는 습관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석은 아예 접어두라"고 한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한국어가 자꾸 섞이다 보니 영어식 문장구조에 익숙해지기 어렵다는 설명. 정철씨는 "듣기가 안되는 근본 원인은 따지고 보면 읽는 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사람들이 암호해독식으로 영어를 읽는다고 말한다. 영어로 된글을 읽을 때는 습관적으로 우리말 어순대로 재배열한다는 것. 문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읽기'에서는 그게 어느 가능할 지 몰라도 어순 그대로 발음되는 '듣기'에 가서 이런 방식은 딱 벽에 부딪친다. 정철씨는 "이런 사람에게는 치료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본문, 그리고 여기에 결합하고 변화하는 영어구조를 두어달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영어에 대한 이치가 '뻥' 트인다고 그는 장담한다. 하광호교수는 "이제까지 영한사전을 사용했다면 당장 영영사전으로 바꾸라"고 권한다. 단어 뜻뿐 아니라 정의와 활용 예를 영어 그대로 익히면서 영어식 사고방식을 익히는 좋은 방법이다.

영어식 발상을 이해하라

우리말과 영어식 발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말은 주어를 흔히 감추지만, 영어는 자기 주장이 강한 언어다. "몇시입니까"를 그대로 해석하면 “What time is it?”이지만 미국사람들이 더 잘 쓰는 말은 주어 "You”가 들어간 "What time do you have?”다. 같은 원리로 "Where is your home town?”보다 "Where do you come from?”. “What is this station?”보다 "Where are we?”가 더 '영어다운 영어'라는 지적이다. 말하는 방식도 단정적. 결론이 제일 뒤에 나오는 우리말과는 달리 결론부터 말한 후 토를 단다. 한국인들은 외국인과 이야기하다 별 뜻 없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納I see” “Mmm”을 연발하는데, 이것도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영어적인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

임향옥 - 한국식 액센트, 부끄러워 마라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입밖에 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발음 때문. 그러나 이향옥교수는 "미국식 발음에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식 액센트를 부끄러워 하지 마세요." 영어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등에서 모국어로 쓰고 있고, 수많은 나라들이 세계어로 삼고 있는 언어. 지역에 따라 발음하는 방식도 갖가지로 무엇이 '표준'이라고 딱히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미국인 비슷하게만 말하려고 열심히 굴리다보니 정작 중요한 발음들은 놓치고 있다는 것. "'국제적'을 영어로 말할 때 t발음을 빼고 '이너내셔널'이라고 해야 제대로 발음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진짜 미국에서 말하는 발음과도 일치하지 않지요. 그냥 원래 발음 그대로 또박또박 '인터내셔널'하면 다 알아듣습니다." 임향옥교수는 외국에 나가도 t발음이 살아 있는 영어를 쓴다면서 "누가 어느 쪽 발음이냐고 물으면 '국제 발음' '중립적 발음'이라고 당당히 말한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영어를 할 때 혀를 이리저리 꼬다보니 P를 F로, L을 R로 발음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 이 때문에 "Parking place”를 "Fucking place”로 발음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긴다. 그는 한국인들이 특히 잘못하는 발음은 몇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고 한다. TH와 S가 잘 구분이 안되고, F나 V, 머리통이 왕왕 울리게 발음하는 Z 등 암초가 곳곳에 있다. reason(이성) region(지역)같이 미묘한 발음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 듣기나 말하기에서 모두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그게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최근 발음법에 대한 교재나 학원 강좌가 부쩍 많아지고 있는 추세.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발음법을 새로 익혀 나가면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오랜 습관을 떨쳐버릴 수 있다.

김철호 - 영어 듣기, 강세와 리듬을 익히면 귀가 뚫린다

영어에 많은 시간을 들인 사람이라도 듣기에서 골머리를 앓다 결국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 많다. 정철씨는 "듣기가 되면 말하기는 자연히 따라간다"면서 듣기와 말하기 공부를 7대 3 비율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조화유씨는 영어가 안들리는 이유는 크게 "단어를 몰라" "숙어표현을 몰라" "발음되는 방식을 몰라"로 나눌 수 있는데,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면 두번째 세번째가 문제라고 한다. 숙어표현은 동사에 붙는 전치사, 부사의 성격을 집중분석하면 웬만큼 감이 잡힌다. 그러나 미국에서 쓰는 영어는 단어와 숙어 모두 알아도 잘 안들린다. “In there”가 "인네어"로 "Tell her”가 "텔어"로 "About”가 "바우트"로 발음되고, 한 문장에서 강세가 붙은 말은 들리지만, 약하게 발음되는 것은 들리지 않는 게 보통이다. 대학 졸업자라면 웬만한 영어교재를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다 아는 문장을 들으면서는 이해할 수 없는게 문제. 김철호씨는 "먼저 우리말과 영어의 발음방법 차이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영어는 강세와 리듬의 언어. 우리에게는 없는 높낮이가 있고, 음절단위도 다르다. "strength’의 발음을 우리말로 옮겨쓰면 4음절 '스트렝스'지만, 진짜 영어는 위에서 아래로 미끄러지듯 한 음절로 발음해야 한다. V, Z 등 기름지고 우렁차게 발음하는 유성음도 우리말에는 없는 것. p,t,k,g 등 폐쇄음은 아주 작게 발음해 우리 귀에 안들리는 수가 많다. 자음과 자음이 겹칠 때 흔히 자음 하나의 발음이 생략되는 것도 우리를 괴롭힌다. 그는 "영어의 연음방식만 익히면 들을 수 있는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고 말한다. 

이보영 - 듣기 공부의 지름길은 받아쓰기

이익훈씨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받아쓰기 만큼 듣기실력을 높여주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는 게 가장 효과적. 처음에는 5분짜리를 받아쓰는 데 4시간이 걸린다. 영어를 좀 공부했다는 사람이 30%. 아닌 사람은 10%밖에 맞추지 못한다고 그는 말한다. 해답지를 보면서 빨간펜으로 고쳐 넣은후 다음날 다시 똑같은 문장을 들르며 받아쓴다. 40-50%는 맞출 수 있다. 다음 날은 70-80%로 올라간다. 그는 "한 우물을 깊게 파라"고 한다. 그 문장을 완전히 달달 외울 수 있을 때까지 받아쓰기를 하는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그걸 하루 1-2시간 6개월을 계속하면 귀가 트인다. 어떤 문장이든 70-80%, 혹은 90%이상 알아듣게 된다는 것이다. 이보영씨는 "이것저것 교재를 바꾸지 말고, 귀가 트일 때까지 한사람이 말하는 교재를 사용하라"고 말한다. 미국인이라도 발음하는 방식은 제각각. 이 사람 저 사람의 발음을 쫓아가느라 전전긍긍하기보다 한사람의 억양에 먼저 익숙해지는 게 좋다. 임향옥교수는 '나이트 라인' '투엔티 투엔티' '밋 더 프레스'등 AFKN에서 방영되는 뉴스 토크쇼를 활용하는 게 재미도 효과도 크다고 권한다. 정규 뉴스는 현지인이 듣기에도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고 딱딱하지만, 토크쇼는 화제 중심으로 쉽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성식 - 영어를 즐기라

전문가들은 "영어를 취미 삼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한다. 오성식씨는 '2개월 완성' '3개월 특훈'등 영어를 무슨 무찔러야할 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과 친해지기 어려운 것처럼 영어 역시 스트레스 속에서 될 리가 없다. 그는 "영어를 즐기라"고 권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팝송을 듣고, 영화 애호가는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시사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매일 영어신문을 보는 등 취미로 영어를 시작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그는 권한다. 요즘 영문 저널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정치든 문화든 관심분야에 따라 재미로 읽는 것부터 시작하자. "문법을 떼야지"하면서 문법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는 것도 오산. 의문나는 것을 그저 사전 뒤지듯 들춰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오성식씨는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며 '오늘 날씨가 참 좋다'를 영어로 어떻게 말하지"라고 스스로 물을 정도의 영어에 대한 애정과 관심만 있으면 영어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출처: http://altair.chonnam.ac.kr/~engvoca/xboard/board.php?mode=view&number=2&page=1&tbnu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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